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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평등위원회21

이달의 성평등 영화 11월 <퀴어 마이 프렌즈> 서아현 (2022) 서아현 이성애자 여성이자 기독교인인 감독 아현은 친구 강원의 커밍아웃 이후 그의 삶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동성애자 남성으로 살아가는 강원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과 부딪히는 모습을 따라간다. 강원은 자신이 소속될 수 있는 공동체를 찾아 직업과 국적을 바꾸고 한국과 미국을 여러 차례 횡단한다. 아현은 그의 여정에 카메라를 들고 동행한다. 는 타인의 다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질문하며 출발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지난한지를 반복적으로 드러낸다. 아현은 ‘내가 지옥까지 같이 가줄게'라고 말하면서도 흔들리는 강원 옆에서 자신이 처해 있는 삶의 조건으로 인해 함께 흔들린다.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 부딪히기도 하지만 울고 웃으며 함께 진동하며 나아간다. 그리고 개별 존재로서 우정이라는 단단.. 2023. 11. 1.
이달의 성평등 영화 10월 <명: 우린 같지만 달라> 김규림, 김민교, 박혜진 (2020) 김규림, 김민교, 박혜진 - 대안과 보편 사이에서 성평등을 말하기 2020년 겨울, 공공 영역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미디어교육(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해야 청소년 성소수자가 교육 환경 안에서 안전하고도 동시에 자유로운 미디어 표현과 매개를 할 수 있을까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다. 피드백은 어떠했나. 방향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정말 빠른 시일에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자신있고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2023년 가을, 나는 더 나이를 먹었다. 근묵자흑이라고, 어쩌다 공공 종사자의 보편적인 감정에 공감하게 된 것인지, 나는 조금 더 안전지향적이고 보수적인 사람이 되고 말았다. 솔직하게 말해 백래시에 지친 부분도 있고 말이.. 2023. 10. 4.
독립영화 활동가를 위한 '평등문화 약속문' 제작 가이드북 안녕하세요.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회입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회는 짧지 않은 시간 독립영화 산업 안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를 제도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외면하거나 침묵하였던 성폭력 문제를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어떻게 해야 과거보다 안전한 미래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실천을 돌이켜 보았을 때 우리는 여전히 여러 가지 부분에서 반성해야 했습니다. 하나는 우리의 실천이, 우리가 깊게 혹은 얕게 관여하고 있는 어떤 영역의 경계 바깥을 향해, 문화적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하는 데에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성평등한 영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독립영화 활동가와 긴밀하.. 2023. 9. 11.
이달의 성평등 영화 9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김보람 (2022) 김보람 딸 채영은 15살이 되던 해 거식증 진단을 받는다. 엄마 상옥은 딸의 증상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며 딸의 치료에 전념하지만 채영의 증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 병과의 지긋지긋한 싸움은 병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 안에서 조금씩 자리를 옮기고 품을 불려내며 두 사람 바깥으로 질문하고 확장된다. ‘섭식장애’라는 단어를 들으면 구역질하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처음부터 섭식장애란 젊은 여성의 전유물인 것처럼. 아름다움을 좇는 일이 형편없이 뒤틀려 버린 허영을, 나는 떠올리고 마는 것이다. 은 결코 섭식장애를 미디어가 쌓아온 낡은 관습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섭식장애는 몸과 마음이 겪어내는 일로서, 가족 관계라는 흔들리는 미명 아래 요동치는 복잡한 역학의 하나로.. 2023. 9. 6.
이달의 성평등 영화 8월 <신기록> 허지은, 이경호 (2019) 허지은, 이경호 은 서로를 알지 못하는 두 여자가 운동장에서 만나는 이야기이다. 경찰 공무원 준비생 소진은 체력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을 뛴다. 그녀가 훈련장을 벗어나 학교 운동장으로 향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의 공간을 허락 없이 침범해 오는 어느 남성의 구애 활동 때문이다. 구애와 폭력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소진은 칼같이 거절할 수도 없다. 소진의 동생은 그녀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거절하기’를 추천한다. 여느 때와 같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던 날, 철봉 매달리기를 하던 현숙을 보게 된다. 현숙은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피해 당사자이다.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경험이나 사연은 알지 못하지만 멀리서 서로를 지켜보고, 알아본다. 자신이 겪은 폭력을 세상에 알리고, 연대의 손길이 곳곳.. 2023. 7. 31.
이달의 성평등 영화 7월 <두 사람> 반박지은 (2022) 반박지은 경계를 넘어도 경계가 있다. 옛 포르투갈인들처럼 수평선을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라고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바다를 건너도 여전히 마주하게 되는 차별의 시선은 또 다른 문제다. 김인선 씨와 이수현 씨는 20대에 만나 70대를 맞이했다. 30년째 잡고 다니지 못하던 손은 바다를 건너도 여전히 잡을 수 없다. 버스에서 나란히 손을 포개고 앉은 두 사람을 비추며, 카메라는 손은 못 잡지만 서로는 여전히 서로의 반려인이라는, 당연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장면을 담아낸다. 나는 두 사람이 방 안에서 교차하는 장면을 유심히 본다. 오늘의 날짜 같은 걸 함께 되짚고 서로의 생활양식에 사소한 불평을 하기도 하는, 두 사람이기에 벌어지는 모든 사소한 일들을 조용히 지켜본다. 식탁에 앉아 더듬더.. 202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