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2021) 권우정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 1년간 이어진 가슴이 철렁하던 순간들, 그리고 의사에게서 들은 한마디. “아이가 뇌성마비일 수 있어요.” 아이는 7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까치발로 걷는다. 장애가 의심되는 아이를 바라보며 생기는 불안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감독은 다른 장애 자녀 엄마들의 이야기로 향한다.
그 모든 일을 먼저 겪은 그녀들의 이야기에서 불안을 해소할 답을 찾고자 한다. 그렇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멋있고 훌륭한 말들과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그러나 감독 본인의 불안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그저 또 하나의 남의 이야기로 머무를 것만 같았다. 영화와 삶이, 상담 치료와 촬영이 뒤섞인 <까치발>은 그렇게 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권우정 감독이 딸 지후와 함께 인지발달센터를 찾았을 때 이런 말을 듣는다. “문제점은 엄마가 볼 때는 다리잖아요. 근데 보이지 않는 부분이 인지 쪽. 어렸을 때 왔으면 빨리 됐을 텐데. 이미 많이 고착화 됐어요. 매일 치료를 3년 한다고 했을 때 완벽에 가까워질까?” 일을 하므로 먼 거리를 매일 오가기 어렵다는 감독의 말에 그는 다시 이렇게 답한다. “나중에 일 끝내고 여유 있을 때 치료한다면 그때는 3년이 아니라 30년을 해도 안 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아이의 선천적 장애를 발견했을 때, 10개월간 내 배 속에 있었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자책하게 되는 엄마들. 그녀들의 불안과 죄책감을 키우는 말들은 이처럼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까치발>은 대담한 용기와 끈질긴 응시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묻고, 헌신적인 모성의 당위에 질문을 던진다. 아이와 엄마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기 위해.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김선명 씀
◾️<까치발>
권우정 | 2021 | 다큐멘터리 | 79분 | 컬러
◾️줄거리
까치발로 걸음마를 시작한 딸 ‘지후’ 엄마 ‘우정’은 의사에게 충격적인 선언을 듣는다! “아이가 뇌성마비일 수 있어요” 크면서 자연스레 없어질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6살이 된 지금까지도 ‘지후’는 까치발로 걷는데… 엄마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 딸들의 이야기
*네이버 시리즈온과 웨이브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serieson.naver.com/v2/mcode/151961
https://www.wavve.com/player/movie?movieid=MV_CJ01_CA0000011817&autopla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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