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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성평등 영화 12월 <호랑이와 소>(2019) 김승희 영화 여성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멸시를 이겨내기 위해 이빨과 손톱의 날을 세워야 했던 호랑이 띠 엄마의 삶, 열 아들 못지않은 우직한 딸이 되어야만 했던 소띠 감독의 삶이 그려진다. 영화 는 감독과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모녀가정에 새겨진 여성에 대한 주홍글씨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엄마와 감독의 대화 위에 호랑이와 소의 그림이 그려진다. 역동적이게 움직이는 선은 호랑이를 위협하는 총과 칼로, 소를 움켜잡는 끈으로 변주하며 그들의 삶을 옭아맨 ‘띠’의 견고함을 보여준다. ‘아직도 이혼가정에 대해 주홍글씨가 남아있냐’ 호랑이와 소의 목소리를 지우는 편견은 끊임없이 다른 모양으로 굴곡되어 들려온다. 아직까지도 우리 안에 남아있는 편견은 무엇일까. 두려움은 무엇일까. 호랑이와 소가 걸어온 길을 .. 2022. 12. 14.
이달의 성평등 영화 11월 <방문>(2018) 명소희 떠나, 가로질러 영화 을 소개하며 나의 누나가 결혼을 한다. 그는 결혼을 하면 한국을 떠날 거라고 한다.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한다. 문득 명소희 감독의 영화 이 떠올랐다. 은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춘천과 서울을 횡단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이다. 나의 누나와 명소희 감독이 겹쳐 보이는 것 같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면 영화 속 이야기가 누나의 미래처럼 보였다. 다시 돌아와 누나는 왜 이곳을 떠나려 하는 걸까. 사실은 질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여성이 자신이 살아온 곳을 떠나는 선택에 대하여. 11월 첫째주에 열리는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의 상영작으로 을 선정했다. 기존 로컬시네마 담론에 어느 정도 대항하면.. 2022. 11. 1.
[2022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 소책자 공개 📌[기획전 소책자] 2022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의 소책자를 공개합니다. 소책자는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 -일정: 2022년 11월 4일(금)~11월 6일(일) -상영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네크KOFA 1관 -관람신청: https://forms.gle/vWpsGBiP5cesPYLK8 🎞 11월 4일(금) 💡16:00 송주원 단편선 , , , 💡19:00 명소희 🎞 11월 5일(토) 💡13:00 이원우 💡16:00 홍민키 🎞 11월 6일(일) 💡13:00 김명윤 💡16:00 김성은 2022. 10. 26.
[2022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 작품 정보 🎬 송주원 단편선 2021 | Experimental/Documentary | 11min | Color Director's Note 자동차 도시를 맴돌며 이동, 기계 모빌리티, 그리고 도시를 구성하는 존재들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장한평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와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는 인간의 삶이 중첩되며, 삶의 주기, 삶의 장소의 의미를 몸짓을 통해 묻는다. Casting 김윤하, 김호연, 임정하, 김민재, 김이영, 백윤석, 윤세영, 장성희, 전영훈, 한빛, 홍승현 2019 | Experimental/Documentary | 11min | Color Director's Note ‘풍정.각(風情.刻)’ 연작의 열두 번째 작품으로, 경기도 광주 대단지 사건의 흔적을 따라간다. 도시의 욕망과 폭력으로 만들어.. 2022. 10. 14.
[2022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 ✏️ 기획글 ✏️ 사각형의 화면 속에 누군가 머물거나, 떠났으며, 기억하고, 그려내는 장소가 담깁니다. 이곳은 어디일까요. 영화는 이곳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고 있는 것일까요.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영화에 관해 말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고민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일까요. 영화와 장소라는 주제는 우리에게 많은 물음을 남깁니다. 한편에서는 로컬리티 담론 아래 이러한 화두를 다루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때로는 명확한 표제가 생각의 물꼬를 막아두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영화와 장소에 관한 고민은 어쩌면 명료한 키워드가 아니라 동시대의 세밀한 영화적 실천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돼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곁에는 장소의 문제를 나름의 방식으로 탐색하는 생생한 영화들이 있습니.. 2022. 10. 14.
이달의 성평등 영화 10월 <오마주>(2021) 신수원 지금 여기에 없는 누군가를 간절한 마음으로 좇는 일은 어떤 심정과 태도로 수행할 수 있을까. 의 지완은 한국의 두 번째 여성 감독 홍은원의 영화 를 복원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사람과 장소를 수소문하며 공백을 채우고 조각을 이어붙인다. 홍은원 감독의 흔적을 살피며 지완은 잘 알고 있는 마음을 마주 본다. 여성 감독으로서 느끼는 고뇌와 불안함, 외로움. 포기해야 했던 것들과 사라지지 않는 열망들. 지완도 홍은원도 알고 있는 마음이다. 세 편의 영화를 끝으로 영화를 더 만들지 못했다는 홍은원과 흥행이 저조한 세 편의 영화 이후 전망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완은 닮아있다. 영화를 만드는 일이 몸과 마음이 헐어가는 일이라는 걸 알아도 지완은 영화 언저리에 있으려 한다. 무언가를 몹시 사랑하고 경외하기 때문에 더 .. 2022.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