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한 팔로 포옹하기
✏️ 기획글 ✏️ “부러졌다가 붙은 다리뼈” 문화인류학자 마거렛 미드는 “인류 문명의 첫 징조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학생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돌본 흔적에서 문명의 기원을 찾은 것입니다. 공동체가 생기고, 사회가 발생하고, 문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은 ‘돌봄’이라는 단어를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밀어냈습니다. 발전, 기술, 속도, 규모, 돌봄은 이와 같은 단어들과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었습니다. 저출생이라는 사회문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돌봄이라는 단어가 뒤늦게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행정, 정치, 복지, 인권의 영역에서 돌봄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재난은 사회가 한쪽으로 미뤄두던 개..
2023. 7. 20.
이달의 성평등 영화 6월 <보드랍게> 박문칠
(2022) 박문칠 “김순악”, “김순옥”, "요시코", "마마상", "위안부", "왈패", "개잡년", "기생", "식모", “엄마"… 영화는 여러 여성의 목소리로 위의 호칭들을 읊는 소리가 들려오며 시작된다. 영화의 포스터에도 적혀 있는 이 호칭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순악의 삶을 드러내는 파편들이다. 는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기록한 김순악의 구술을 토대로, 그의 출생부터 사망 이후까지를 착실히 쫓는다. 영화는 크게 네 가지 형식을 취한다. 첫째는 김순악이 등장하거나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담은 아카이브 푸티지이고, 두 번째는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 김순악의 삶이며, 세 번째는 ‘시민모임’ 활동가들의 인터뷰이고, 마지막은 김순악의 증언 녹취록을 읽는 미투운동 당사자들의 모습이다..
2023.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