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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독립영화 비평전문지

독립영화비평상 문서비평 부문 역대 당선자 인터뷰

by 한국독립영화협회 2022. 12. 14.

새로운 당선자를 기다립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에서 독립영화비평상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마감을 바라보면서, 지난 문서비평 부문 당선자 임종우, 박동수 평론가를 만났습니다. 독립영화비평상 당선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영화평론가로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번 공모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9년 당선자 임종우, 2021년 당선자 박동수 평론가



비평분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임종우: 안녕하세요, 2019년 문서비평 당선자 임종우입니다. 저는 영화비평 베이스로 영화상영과 영화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성남교육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 교육문화 사업분과 소위원장(운영위원)이에요. 반갑습니다.


박동수: 저도 반갑습니다. 2021년 당선자 박동수입니다. 올해는 인디포럼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등단 이후에 독립영화 잡지나 웹진 등에서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요. 더불어 공동체상영 기획도 하고, 영화제 심사에도 참여하는 중입니다.


비평분과: 두분 모두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 편집위원이기도 하죠?


임종우: 저는 2020년 가을에 객원 편집위원으로 전환했어요. 지금 동수 평론가님이 맡고 계시는 리뷰 코너를 담당했어요.


비평분과: 그렇군요. 두분 모두 최근에는 어떤 영화비평 작업을 하셨나요?


박동수: 독립잡지 <프리즘오브> <델마와 루이스>편에 참여했어요. 영화의 장르적인 면모를 살펴보면서, 장르의 역사 속에서 <델마와 루이스>가 어떻게 놓이는지를 살펴봤고요. 최근에는 한국영상자료원 KMDb 영화 글 코너에서 짧은 연재를 맡게 되었어요. 제목은 <익숙한 이야기, 새로운 기록>이에요. 독립다큐멘터리영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임종우: 저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한국게이영화사> 집필에 참여했어요.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와 <니나 내나>에 대해 썼습니다. 한국 남성 성소수자로서 두 편의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서요. 비평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울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전에 독립영화 쇼케이스 기획전 <몸, 장소, 영화로부터 온 질문들>을 공동기획했습니다. <오시카무라에 부는바람> 등을 다루었어요.

 

비평분과: 이번에는 과거로 돌아가볼까 해요. 어떤 계기로 독립영화비평상 공모에 참여하셨나요?

임종우: 저는 평소에 독립영화비평에 관심이 많았어요. 2016년에는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심사단으로 활동했고요. 2017년에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현재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관객심사를 했죠. 2018년에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을 했습니다. 독립영화 비평의 공동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느슨한 그룹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글을 썼고, 글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있었어요. 되게 즐거웠는데, 한편으로는 저의 역량, 영화평론가로서 가능성과 실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동수 평론가님도 공감하시겠지만 내부에 있으면 냉철한 평가를 받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당선되지 않더라도 우선 평가를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모 참여 당시 송효정 평론가님과 유운성 평론가님이 냉철하게 심사를 해 주셔서 감사했던 것 같아요.


박동수: 저도 비슷해요. 제가 영화평론가로서 활동할 능력이 되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고요. 졸업을 앞두고 있던 시기여서 이곳저곳 영화비평 공모에 글을 냈는데 당선이 된 곳이 한독협 비평분과였던 거죠. 독립영화에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어쨌든 영화제 등을 통해 접하는 한국영화는 대부분 독립영화일 수밖에 없고, <ACT!>나 공동체상영을 통해서도 독립영화를 자주 다루었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독립영화비평상 문을 두드렸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2020년에도 독립영화비평상에 지원했는데 그때는 낙선했어요. 그래도 유운성 평론가님과 송효정 평론가님이 되게 날카롭고도 크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주셨거든요. 2021년에도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좋은 평가를 바라고 쓴 면이 있어요. 다른 공모에서는 피드백이 돌아오는 일이 극히 드물거든요.


비평분과: 두분 모두 당선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내심 당선을 원하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웃음)


박동수, 임종우: 맞아요. (웃음)


비평분과: 그때 어떤 글로 당선되셨나요?


박동수: 장평 제목은 <“자동 로그인”된 영화 -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과 <내언니전지현과나>>였어요. 두 편의 영화를 다루었습니다. 2020년말에 쓴 글인데 그해 게임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게임과 영화가 뒤섞이는 부분에 관심을 가졌고 학부 학위논문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썼는데 마침 게임을 다루는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과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영화제 등에서 소개가 되고 있었어요. 두 영화를 함께 모아서 공동체상영을 기획했고 상영회에 오신 분들을 위해 비평을 썼고요. 그 글을 수정해서 공모에 냈어요. 단평 <기억의 시차를 넘어서기 위한 투쟁 - <기억의 전쟁>>은 <ACT!>에서 발표한 글을 다듬은 거예요. 한국영화나 독립영화에서 베트남전쟁을 어떻게 다루었고 재현했는지 그리고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임종우: 저는 학부에서 영상이론과 영상기획을 전공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위논문 소재도 영화였고요. 논문을 쓸 때 재일조선인 영화에 관심이 많았죠. 독립영화비평상에 낸 <재일 조선인 3세 독립영화의 고민과 타자의 정치학 – 현우민의 영화를 중심으로>는 논문의 일부를 발췌해서 재구성한 글이에요. 독립영화의 재일조선인 재현에서 다소 관성적이었던 부분들을 비판적으로 짚으면서 현우민이라는 재일조선인 3세 감독의 특이한 부분들, 돌출되는 지점들을 찾아봤던 것 같아요. 단평 제목은 <순응과 대항 사이에서 – 김응수의 <오 사랑>과 <초현실>>입니다. 글을 2018년 4월에 썼는데 그때 마침 세월호 4주기였어요. 당시 세월호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꽤 많았거든요. 김응수 감독은 두 편을 공개했었죠. “세월호사건에 대해서 독립영화는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가?” 조금 커다란 질문을 던지면서 그 질문에 대한 열쇠를 두 편의 영화에서 찾아보려고 했어요.


비평분과: 그렇군요. 다시 돌아와서, 혹시 당선 이후 두 평론가님의 일상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박동수: 사실 수상 직후에 딱히 어떤 변화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전에도 종종 독립영화 잡지나 웹진에서 글을 써왔으니까요. <ACT!> 편집위원도 하고 공동체상영 기획도 했었고요. 다만 “영화평론가”라는 명칭을 쓰는 데 큰 부담이 없어진 건 있어요. 누구한테 저를 소개할 때 전보다 쉽게 영화평론가라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당선 이후에 조금 더 활동의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 등단 이후 청탁도 많이 들어왔고요. 작년에는 인디포럼 기획전 프로그래머로 일할 수 있었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독협 독립영화 쇼케이스에서 리뷰어와 모더레이터로 활동할 수 있었어요. 여전히 기회가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의 존재를 누구 한명에게라도 더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임종우: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제가 가진 가능성과 역량을 인정받았구나 하는 감정의 변화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저는 지역에서 독립영화 저변확대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등단 전까지는 지역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냥 독립영화 좋아하는 지역 청년 친구였거든요. 전문성보다는 열정을 높게 샀죠. 그런데 수상을 하니까 사람들이 놀라는 거예요. 협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니까요. 지역 동료들의 시선과 태도가 바뀌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전의 시선과 태도가 나빴다는 건 아니고요. 또 독립영화비평상 수상은 한독협 비평분과 가입의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등단 이후 많은 일을 했어요. 감사하죠.


비평분과: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이 주는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임종우: 일단 영화 보는 걸 무척 좋아하거든요. 어찌 되었든 영화를 계속 볼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것? (웃음) 영화평론가라는 스탠스를 가지고 영화제 등의 자리에 조금 더 책임있게 임하게 된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그게 때로는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주기도 하지만요. 누군가는 “덕업일치”라고 하는데, 경험해보니 일정 부분 맞는 말이라 할 수 있겠어요.


박동수: 생계를 이야기하자면 조금 다른 말을 하게 되겠지만 여하간에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지 않나 싶어요. 우리 모두 학부 졸업 시기에 수상을 했잖아요. 영화를 보고 영화제에 다니고 그러는 데 몇십만원을 쓰는 것을 두고 주변에서 “너는 왜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니” 묻고는 했죠. 그렇게 말하는 것에 대한 좋은 반박거리가 생겼다가도 할 수 있겠어요. 영화를 더 적극적으로 만나러 다니고, 더 적극적으로 소비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관객이 된 느낌을 받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독립영화의 모습, 제가 생각하는 영화비평의 모습을 조금씩 발견해 나가는 재미도 꾸준히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임종우: 맞아요 저의 경우 비평을 쓰는 것도 좋았지만, 조금 더 넓은 차원에서 비평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기획이나 활동, 실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지역에서는 결국 영화평론가가 됨으로써 영화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었거든요. 서울에서는 비평을 중심에 둔 다양한 영화교육도 실험할 수 있었고요.

 

비평분과: 그럼 힘든 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임종우: 영화평론가라는 직함을 가지고 글을 쓰잖아요. 그 자리가 주는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써도 부족한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죠. 뭔가 더 깊은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압박감이라 해야 할까요? 그리고 지면이 풍부하지 않은 부분도 커요. 문서비평을 실천하는 데 자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요. 그리고 글을 썼을 때 오는 경제적인 보상도 조금 더 현실화될 필요가 있겠어요. 영화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을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저에게는 많이 어려운 것 같아요. 어느 하나 쉬운 게 없구나, 막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박동수: 역시 지면이 없다는 게 가장 아쉽죠. 지면을 찾아다니는 게 조금 스트레스도 다가올 때가 있고요. 종우 평론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글쓰기 자체에 책임감과 압박감을 스스로에게 계속 부여하고 있는 감각은 확실하게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지면에 쓰지 않아도 블로그에 영화리뷰를 쓸 때도요.


임종우: 책임감이 양날의 검 같아요. 글을 쓰는 게 좋지만, 고통스럽고요.

 

박동수: 그렇죠. 이게 있어야 더 좋은 글을 고민하고, 꾸준히 공부하고, 영화를 더 찾아다닐 수 있잖아요. 한편 반대로 책임감이 저를 과하게 짓누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걸 좀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비평분과: 이제 인터뷰를 조금씩 마무리해보려 해요. 두 분 영화평론가로서 내년 혹은 미래계획이 있을까요? 결심이나 다짐도 좋고요.

 

박동수: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서 말할 수 없고요. (웃음) 하지만 앞으로 들어오는 글들을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해요. 계속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면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계속 찾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어떤 계보를 알아야 어떤 영화를 다룰 수 있을 때가 있죠. 제가 모르는 부분을 공부하고 연구해야겠다 싶고요.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영화를 보고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임종우: 저는 구체적인 계획이 하나 있어요. 내년에는 아마 대학원에 갈 것 같아요. 꼭 영화만 공부하지는 않을 것 같고, 미디어 전반을 배울 예정이에요. 평론가로서 아웃풋만큼 인풋을 많이 내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영화를 보고 글을 쓰기에 있어 좀 덜 간절했던 것 같아요. 게을렀다는 평가를 하게 되어요. 내년에는 초심을 찾고 영화를 열심히 보고 글도 치열하게 써야겠어요. 청탁이 없더라도 글을 쓰려고요. 블로그를 만들까 해요. 그리고 큰 틀에서 영화비평은 관객과 영화를 매개하는 일이잖아요. 영화평론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어떤 상영이나 교육을 실천할 것인지도 더 깊이 생각해볼까 합니다.

 

비평분과: 그럼 한독협 비평분과는 평론가 분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임종우: 저는 비평분과 회원이기도 한데요. 아이디어를 마구 던져보자면, 평론가들이 자주 활동할 수 있는 지면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짧더라도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거든요. 예를 들어 지금 한독협이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데, 그 발행에 맞추어 평론가들이 글을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젊은 영화평론가들에게 비평분과 가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권유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까지 비평분과가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는 데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어떤 조직이고 어떠한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이러한 부분들을 확립하고, 신진 평론가들에게 가입과 참여를 독려하고, 평론가 풀을 확장해나갔으면 해요.


박동수: 비회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독립영화 쇼케이스나 비평전문지 독립영화와 같이 외부에 드러나 있는 사업 외에 비평분과 회원들이 어떤 식으로 교류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지를 당선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어요.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비평분과: 지금 한독협 비평분과에서 독립영화비평상 공모를 진행하고 있어요. 새로운 문서비평 부문 당선자를 기다리고 있죠. 공모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박동수: 올해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잖아요. 이번에는 꼭 수상자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수상자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있고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을 가진 분이 새롭게 등장한다는 뜻이니까요. 꼭 많이 지원하시고 능력과 재능이 많은 분이 당선되었으면 합니다.

 

임종우: 여전히 독창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비평을 쓰는 자기만의 방식과 스타일이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 방법과 스타일이 기존 평론가들이 설정한 영화비평의 비전이나 평가 기준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고 그래서 당선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위축되지 마시고 자기만의 방법론들을 찾아나가셨으면 해요. 고수했으면 해요. 그리고 그 여정을 저희도 함께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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