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독립영화링크사이트맵 RSS 피드
  • 한독협소식
  • HOME > 한독협 소식 > 한독협소식
[KIFV뉴스레터 vol.3] [TALK+LETTER] “눈이 부시게, 기쁜 우리 여름날” - 사무국원 출장기
뉴스레터 자료실 / 2016.09.01

[한국독립영화협회 뉴스레터 vol.3 : 160902]  

 

 

 

유난히 덥고 더웠던 8, 강릉과 대구로 두 번의 지방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각각 올해 18회와 17회를 맞이한 정동진독립영화제와 대구단편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어요. 제 친구들은 영화제가 출장이라니 너무 부럽잖아!” 라며 감탄하는데요. 친구들의 상상과는 약간 다른 부분도 있지만, 즐거운 것은 사실이에요. 영화가 있고,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 있고, 영화와 관객이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펼친 영화제가 있으니 말예요. : )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방문한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여러모로 마법 같은 영화제입니다.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와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어떤 풍경을 담아가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별이 총총 뜬 밤하늘일 수도 있고, 그 하늘 아래서 보았던 영화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운동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영화를 보던 사람들의 뒷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마법이 펼쳐진 듯 아름다운 한 순간, 괜히 마음이 울렁거려서 눈을 감았다 뜨면 눈앞의 풍경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아 있습니다.

 

저는 정동진독립영화제 하면 세 단어가 떠올라요. 칵테일, 영화, 바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운동장 한편에 [상수동 카페]를 열고 각종 음료를 팔았습니다. 제일 많은 인기를 차지한 칵테일은 이름하야 정동진 칵테일’! 바다 빛을 닮은 파란 색깔의 달콤한 칵테일입니다. 처음에는 주문이 밀려들면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손발이 맞아가는 것이 느껴져요. 아마 내년에는 맛은 물론, 스피드와 서비스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겁 없이 큰 소리를 쳐봅니다ㅎㅎ (+[상수동 카페]의 모든 수익은 영화제를 위해 쓰입니다. 내년에 또 만나요!)

 

 

 

 

[상수동 카페]를 정리하고, 영화 상영도 전부 끝나고, 그럼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훌쩍 넘어가요. 이제 자러 가냐구요? 그럴 리가요, 드디어 밤이 시작됩니다. 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뒤풀이!! :0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인의 축제라고 불릴 만큼 많은 독립영화인들이 찾아 와요. 상영작품의 감독과 스태프, 배우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영화제를 즐기러 오신 분들도 정말 많답니다. 그날그날의 고급안주(!)가 준비된 식당에 둘러앉아 몇 번인가 자리를 옮기면서 긴 밤을 보냅니다. 많이 웃고 많이 마시고 많이 떠들다 보면 아, 진짜 정동진에 왔구나 싶어져요. 조금 전까지는 분명 오늘 봤던 영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나간 연애를 늘어놓게 되기도 하고요. 누구는 취해서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어깨를 껴안고 사진을 찍습니다.

 

취한 채 밤을 보내고 어느새 동이 터올 무렵, 저는 함께 있던 사람들과 바다로 갔습니다. <스틸 플라워>의 정하담 배우, ‘인디플러그송성호 매니저, ‘인디스토리박진후 사원. 각자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 네 사람 모두 새벽 공기에, 바다 소리에, 술기운에 취해 있었던 것 같아요. 비틀거리며 도착한 바다는 눈부시게 반짝였습니다. 일출도 멋있지만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하늘이 무척이나 아름다웠어요. 차가운 바닷물에 발이 잠기는데도 추운 줄 모르고, 술은 깨지 않고, 옆에 있는 하담 씨, 성호 씨, 진후 씨와는 어쩌다 나란히 누워 해맞이를 한 인연으로 불쑥 친구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올해의 정동진독립영화제를 마음 가득 담아 돌아왔습니다.

 

 

 

 

 

813일 토요일, 정동진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이번에는 대구로 떠났습니다. 대구의 무시무시한 더위는 소문을 들어 익히 알고 있었는데, 정말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바싹 타버릴 것만 같았어요! 여차저차 대구의 유일무이한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 도착했더니, 이번 뉴스레터 3호 인터뷰의 주인공! 권현준 팀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극장 안에 있는 삼삼다방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대구단편영화제에 대한 소개도 듣고 극장도 구경했어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로비는 영화제에 참여하는 관객들로 붐볐고, 다음 상영은 벌써 매진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그날 오후에는 전국 각지의 독립영화협회들이 모이는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대구단편영화제 기간 중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에서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한독협도 참석했어요. 대구·부산·광주·대전·전북·제주의 독립영화협회와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각 지역의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며, 최근 영화계 현안과 독립영화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뵙는 분들도 많이 계셨는데, 진지하게 말씀 나누시는 모습을 보고 왠지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자리를 만들고 각각의 고민을 서로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어요. 다른 곳에서는 어떤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활동하고 계신지 궁금해졌습니다.

 

다음 날에는 하루 종일 극장에서 영화를 봤어요. 저는 오오극장에 가면 해보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1번 좌석과 55번 좌석에 앉아 보는 것! 쉰다섯 개의 의자들로 채워진 아담한 극장은 보기만 해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들어가자마자 감탄사가 나왔어요. 오오극장의 오오55개 좌석을 뜻하기도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은 극장이란 뜻에서 1부터 10까지 더한 숫자를 의미하기도 해요. 경쟁부문은 한 섹션마다 네 편의 작품을 상영했는데요, 상영을 마친 후에는 감독님과 배우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더위를 가시게 하는 섬뜩한(!) 영화부터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되는 영화까지 풍성한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제가 좋아하는 김예은 배우와 이상희 배우(사심 채우기!)GV에서 만날 수 있던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극장 피서였습니다 : )

 

 

 

 

늦은 밤 맥주 한 캔을 사서 서울행 기차에 올라탔어요. 집에 가는 내내, 대구단편영화제에서 봤던 <중고, >(김은영 연출)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대구경북 지역에서 제작된 애플시네마상영작이었는데, 15분 남짓한 짧은 러닝타임 동안 그 영화에 푹 빠졌었나 봐요. <중고, >을 통해 마주하게 된 이별의 어떤 순간들이 조금 슬프기도 했지만, 쓸쓸함보다는 고마움이 컸어요.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단 생각을 하며 여름 출장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두 영화제를 다녀오고 나니 어느덧 8월이 지났습니다. 이번 편지는 9월에 도착하겠네요. 새 계절을 맞이할 준비도 딱히 못 했는데 바람이 선선해지는가 하면 하늘도 좀 더 높아진 것 같고요, 정말 가을이 오긴 오나 봐요! 오늘은 샌들을 신고 나와서 발이 시리기까지 했는데 햇빛 비추니 등이 따뜻합니다. 여름이 길었던 만큼 가을도 좀 더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어요. 그럼, 이번 달도 즐겁게 보내시고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File
Tag
 
댓글 (1)
  검색
후원하기 뉴스레터 웹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