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독립영화링크사이트맵 RSS 피드
  • 한독협소식
  • HOME > 한독협 소식 > 한독협소식
[KIFV뉴스레터 vol.1] [INTERVIEW] (1) “독립영화가 빛나는 가장 옳은 방식, 우리가 우리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 - 스틸 플라워 박석영 감독
뉴스레터 자료실 / 2016.05.11

[한국독립영화협회 뉴스레터 vol.1 : 160517]



 

<스틸 플라워>는 박석영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2015년 11월에 첫 장편인 <들꽃>을 개봉했고 그해 겨울 <스틸 플라워>로 서울독립영화제2015에서 대상과 독립스타상(배우 정하담)을 수상했다. 2016년 4월에는 <스틸 플라워>를 개봉했으며현재는 ’ 3부작의 마지막이 될 영화 <재꽃>을 준비 중이다인터뷰어인 백재호 감독은 2015년 12월에 <그들이 죽었다>를 개봉한 바 있으며또 다른 인터뷰어인 차한비는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석영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서울독립영화제2015의 뒤풀이 자리였다엄청나게 슬픈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같이 있으면 자꾸 눈물이 나곤 했다창피해서 담배 핑계를 대며 일어났다담배를 피우면서 박석영은 투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옆에 있으면 내 기분과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일 것 같았다내가 멋쩍으면 우리는 멋쩍고내가 부끄러우면 우리는 부끄러운. <스틸 플라워>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이건 투명한 사람들의 투명한 영화라고인터뷰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했지만언젠가 그와 만나서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로찬찬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거의 쉴 틈 없이그야말로 매일매일 영화를 하고 있는 듯한 박석영 감독그리고 인터뷰어로 선뜻 동참해준 백재호 감독과 함께 대화를 시작했다.

 

차한비 두 분은 원래 친하신가요?

 

백재호 원래 친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안 친할 것 같은데.

 

박석영 안 친해요여러 가지 면에서 진심으로(웃음). 저랑 맞는 사람이 아니에요.

 

백재호 그럼 우선 한독협에 가입하시게 된 동기부터 여쭤볼까요. (박석영 감독은 2016년 1한독협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박석영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한독협에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백재호 근데 왜 그렇게 늦게 가입하셨어요(웃음).

 

박석영 저는 이미 되어있는 줄 알았어요(웃음). 왜냐면 저는 <들꽃>을 부산(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틀었을 때부터 독립영화 감독이라고 저 자신을 소개했고뭐 마음대로 생각한 거죠그때는 한독협을 잘 몰랐어요당시에 세월호가 매우 큰 이슈였기 때문에 모두가 연대하는 느낌으로 있었잖아요다 같이 피켓 들고저도 당연히 일원인 것처럼 생각했죠.

 

독립영화 제작부터 배급까지 잇는 구체적인 대안을 한독협과 함께 고민했으면

 

백재호 그럼 한독협에 들어오실 때 어떤 기대나 바람이 있으셨나요?

 

박석영 제가 집단에 기대하는 사람은 아니에요총회 가서도 인사하는 정도로 생각했지무엇을 해달라거나 혹은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그만큼 독립영화계 전반에 대해서 잘 알고 있거나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고요일단 영화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됐어요.

   음… 기대앞으로 어땠으면 좋겠는가개봉을 해본 입장에서한독협이 독립영화를 제작부터 배급까지 이어나가는 매우 구체적인 형태의 대안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어떤 무브먼트가 성립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대부분의 독립영화가 개봉 후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기존의 시스템 안에서 거대한 영화혹은 외국영화와 동일한 게임을 했을 때 승산이 있다고 느껴지지도 않고실은 승산의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어요영화는 문화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소비될 수 있어야 하는데기존의 시스템 혹은 극장 체인이나 시네마테크 역시 그런 대안을 창작자들한테 제시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독립영화 전문 배급사인 인디플러그’, ‘인디스토리’, ‘시네마달’ 등 모두 훌륭하고 좋은 의지를 가진 회사들이지만그들이 전부를 해소해낼 수는 없고 그들 또한 동일한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한독협이 이런 면에 대한 고민을 해줄 필요가 있어요.

   한편으로는 제 영화를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기도 해요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어떤 형태영화의 제작이 배급까지 포괄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사람이 관장하는 형태의 무엇을 해보고 싶고 할 생각이에요이 과정에서 한독협에 물어보고 상의해보고 싶은 지점이 있지요한독협 안에는 극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고제작사도 있고개봉 경험이 있는 회원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실제로 제작부터 마무리까지를 해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처음에는 한독협에 기대할 바가 뭔지 잘 모를 수밖에 없잖아요한독협과 이미 가까웠다면 확인해볼 수 있는 지점들이 매 영화의 과정 안에 있었을 것 같아요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 모든 과정에 최소한의 조언을 구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죠굉장히 실질적인 의미의 데이터를 공유하고방향성을 나누는 공간으로서의 한독협이요.

 

 

“1 Cinema, 1 Theater, 그리고 깊이 있는 GV”

 


 

백재호 과연 현재의 방법과 형태로 독립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저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

 

박석영 관객을 많이 만나야겠다는 문제가 아니라한 명을 만나더라도 깊이 있게 만나야 한다는 거예요기본적으로 배급사에서 배급을 진행하면 상업영화의 패턴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형태로 대부분의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고그 기본을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단적으로 말해서 창작자와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깊이 있게 관객들을 만나는 자리 자체가 없다는 말이죠.

   독립영화 감독 또는 대부분의 감독이 마찬가지일 텐데결국 영화가 공동체적으로 소비되기를 바라거든요보이는 그 공간 안에서만 가질 수 있는영화만이 줄 수 있는 진득함을 가지고 깊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요저는 넓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그냥 영화가 진짜 좋아서 만드는 사람일 수밖에 없어요그 말은 우리가 영화의 모든 부분에 대해서 깊이 있게 얘기를 하고 싶다는 뜻이죠그렇다면 GV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고예를 들어 촬영감독이 감독 없이 촬영에 대한 부분들만 쭉 이야기 할 수 있는 GV, 또 배우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면 굳이 감독이 아니라 다른 배우분이 오셔서 같이 진행할 수 있는 GV, 이러한 영화의 모든 측면에 대한 깊이 있는 GV를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서로가 서로의 영화를 깊이 있게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이번에 정성일 평론가랑 GV를 하는데 초반 30분을 본인이 어떻게 이 영화를 읽었는가에 대해서만 얘기하셨어요정성일 평론가만 해야 되는 일이 아니에요저는 GV라는 시간이 영화 상영의 다음 지점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관객들 역시 그 특별한 경험을 공유할 때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될 테고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독립영화의 외연을 장기적으로 넓히는 일이 될 거예요.

   다음 영화는 극장에 미리 제시할 거예요우리는 한 군데서만 틀고 모든 상영에 충분한 GV를 하겠다감독이 나오면 다른 감독이 함께 이 영화를 읽어주고배우가 나오면 또 다른 배우가 와서 깊이 얘기를 해보자그런 방식을 선택한다고 해도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지 않아요오히려 홍보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축소시킬 수 있고요예를 들어 트레일러를 만들 때 맨 마지막에 [인디스페이스 일 8(1) / 4-5이렇게 넣을 수 있겠죠물론 영화도 잘 찍어야 되겠지만 관객들 한 명 한 명을 최선을 다해 만나고 싶어요독립영화는 함께 나누는 깊이를 포함해야 한다상영까지도 우리 손에 쥐고 가야 한다영화가 이렇게 죽어지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그건 영화에 대한 예의다독립영화를 만든다고 하면서 똑같은 시장에서 똑같은 게임을 하며, CGV에 들어가느냐 마느냐 식의 싸움으로 우리의 가치를 판단하게 만들 필요가 뭐가 있어요저는 원 시네마 원 시어터1 Cinema, 1 Theater’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제가 현실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느껴지는 어떤 프레임이고 전례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한 번은 해봐야 돼요제 말은 그런 방식이 결국에는 시네마테크 하나하나도 특별하게 만든다는 거죠여기 가서만 만날 수 있는 무엇독립영화가 특별해지는 거예요.

 

 

독립영화는 그런 방식으로 빛나는 것이 가장 옳지 않은가

 



백재호 말씀하신 내용에 동의해요그런데 지원을 받지 못했거나 예산이 큰 영화들의 경우에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박석영 이건 독립영화 전반을 고민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저의 영화를 놓고 생각한 거예요그들은 그들의 길이 있고저는 제가 품위 있게 생존하는 방식을 고민한 것뿐이죠제 다음 영화는 지원을 포함해서 4-5천만 원 정도의 영화일 텐데 어차피 회수할 수 없는 돈이에요돈을 잃어버릴 작정을 하고 들어온다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요영원히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고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작업하는 일이 감독 내지는 프로덕션에 긍지로운 선택일 가능성은 있죠독립영화는 그런 방식으로 빛나는 게 가장 옳지 않은가요물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있겠죠저는 할 수 있으니까 하지누구한테 하라고 할 수는 없어요그런데 작은 영화들혹은 개봉이 지나치게 힘든 영화들이 이런 프레임을 만나서 예전보다 조금이나마 깊이 보일 수 있다면 가치가 있잖아요.

   영화를 개봉하면 일주일 만에 죽고사라지고그 모습을 바로 목격해야 하고누구나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이런 이상한 게임을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시스템의 압박 때문에 창작자가 자신에게 모든 고통을 안기잖아요제 영화는 운이 좋은 거예요개봉까지 무리 없이 왔고 최선을 다 했어요하지만 결국에 나는 이 세상에 거부당했어.’ 이런 마음을 먹게 된다고요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나누는 부분도 많이 있는데도 그래요감독과 배우는 굉장히 예민한 존재들이에요예민한 마음으로 세상과 같이 떨면서 영화를 찍잖아요그런데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거부당했다거나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그걸 극복해내야 한다는 게 이상해요사람을 깊이 만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고나면 그 기분도 해소될 것 같아요언제나 위로는 관객들과의 이야기였어요제 입장에서는그러니까 창작자로서 저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기도 하죠지금의 방식이 두세 번 반복된다고 하면저는 변방으로 점점 자신을 내몰지도 몰라요. 시대와 호흡하기보다 나의 고통과만 이야기하는.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다행히 다음 작품의 프로듀서가 안보영 PD이기 때문에 서로 공감하고 상상하기로 했고, 영화 제작은 제작대로 진행하되 안보영 PD는 이 부분을 따로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만들고 어디서든, 만약 영화제에서 상영된다면 공개 후에 시간차를 많이 두지 않고 바로 개봉했으면 좋겠다. 영화제 불려 다니는, 그런 게임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이제 한두 편 영화를 만들어놓고 왜 나를 깐느에, 베를린에 안 불러줘. 그건 웃긴 생각이죠. 해외영화제 가면 되게 기쁜 것도 있어요. 근데 한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똑같아요. 유랑자처럼 느껴져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찍었는데 왜 내가 거기 가서 그러고 있지? 어째서 해외영화제의 칭찬이나 경탄에 힘을 받고 와야 하지?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깊이 만나고 여기서 힘을 얻고 싶어요. 독립영화잖아요. 나 혼자 만드는 고립영화가 아니라. 그걸 해보고 싶죠. 아, 이게 도움이 되나요. 인터뷰 쓸 게 있나요.

백재호 쓸 게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고민일 것 같은데요(웃음).

 

※지면 부족(!)으로 다음 인터뷰는 여기에서 이어집니다. 클릭!

File
Tag
 
댓글 (0)
1  2  3  4  5  6 
  검색
후원하기 뉴스레터 웹스토어